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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미·중 '신냉전' 도래, 한국에 치명타 (SBS 2019/2/18)

[취재파일] 미·중 '신냉전' 도래, 한국에 치명타
(아시아투데이 2018/12/19)





세계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은 현재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패권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이 '팍스 차이나'를 노리는 중국을 기선 제압하기 위해 한판 대결을 하고 있다는 시각입니다. 미·중 간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지난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최종현 학술원'이 개원 기념행사로 한·미·중 콘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전문가와 학자들이 대거 참석해 미·중 갈등의 근본 이유와 해법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습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자 서울대 교수는 미·중 대립의 이유를 3가지 측면에서 파악했습니다.

첫 번째는 구조적 이유입니다. 2006년 미국의 경제 규모는 중국의 5배나 됐지만 2017년에는 미국의 경제 규모가 중국보다 60% 정도 더 큰 데 불과했습니다. 즉 중국이 급속한 성장을 통해 미국을 바짝 추격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안에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큽니다. '떠오르는 파워'(Rising power)인 중국이 '현재의 파워'(Existing power)인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 되면서 양국 간의 긴장이 강화됐고 이에 따라 국제 관계가 매우 불안전해지고 위험해졌다는 진단입니다.

두 번째 요소는 리더십입니다. 나폴레옹 시대 이후에 등장한 메테르니히, 유럽을 안정시키면서 균형자로서 독일의 권리를 챙겼던 비스마르크 같은 리더가 현재는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 모두 자국의 이익에만 매몰돼 갈등을 조정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윤영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틀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1930년대처럼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가치관(Value)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의 지배적인 가치관은 민주주의, 인권, 자유무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가치보다 대중영합주의와 국가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윤영관 전 장관은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중국을 제압하려고 드는 것과, 반대로 시진핑 주석이 권위주의 체제를 계속 강화하고 중산층과 지식인들의 정치 자유 요구를 억압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또 시장 경제와 권위주의 정치 체제 공존이라는 중국의 모순적 상황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상호 협력보다는 '냉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한 '신냉전'(New Cold War)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게 윤 전 장관의 판단입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한국이 서로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만약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이뤄진다면 미·중 관계 해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전문가들도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습니다. '중국통'으로 유명한 스테이플턴 로이 전 주중 미국대사는 "'신냉전'의 도래를 막을 의무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다 있다. 지난 40년간 중국은 기적 같은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서구처럼 민주주의로 전환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이 전 대사는 미·중 관계가 크게 악화된 이유를 3가지로 꼽았습니다. 첫째는 누구나 다 아는 '무역 불균형'입니다. 두 번째는 중국군의 급속한 현대화입니다. 미국은 2017년 10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중국이 이런 움직임을 노골화시키면서 빠른 시일 안에 미국을 능가하겠다는 야심을 보였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극을 받은 미국의 첫 대응은 2018년 2월에 나온 '타이완 여행법'입니다. 상원에서 이 법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3월에 이 법안에 사인했습니다. 이 법의 통과로 미국과 타이완의 고위 공무원은 서로 교류하면서 행정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중국이 오랫동안 금과옥조처럼 주장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One China Policy)을 미국이 사실상 위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로이 전 대사는 중국의 군사력이 증강되면서 한국과 일본, 타이완에 위협을 줄 경우 이는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생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이 만약 타이완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팔짱만 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로이 전 대사도 이런 식으로 워싱턴과 베이징이 계속 첨예한 긴장 상태에 놓이면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대표해 참석한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운전자(Driver)이지 결코 구세주(Savior)가 아니다"라면서 "최근 2년간 중국에 대한 압박이 너무 경솔했고, 비생산적이었으며 그 강도가 충격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에 선의를 갖고 대했는데 미국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펑 원장은 "이런 식으로 미국이 계속 압박하면 상호 존중과 '윈윈'은 사라지고 중국 인민의 민족주의에 불을 지르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과거 미국의 적대국이었던 소련 같은 나라가 아니다. 우리는 '신냉전'을 원하고 있지 않다. 현재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대결적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실용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 등 이 콘퍼런스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미국과 중국은 현재 '신냉전' 시대에 돌입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역전쟁과 양국의 대립 관계가 조만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세계 양대 강국의 불협화음이 한국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미동맹의 한 축이고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입니다. 또 난마처럼 얽힌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국과 중국의 힘이 큰 역할을 하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 정부의 외교적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원문 보기: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140417&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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