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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朝鮮칼럼 The Column] 북의 안보 위협, 여야 協治로 풀어야 (조선일보 2016/4/21/)


[朝鮮칼럼 The Column] 북의 안보 위협, 여야 協治로 풀어야
(조선일보 2016년 4월 21일)


정부 레임덕 가능성·정치권 혼란… 北이 전술적 활용하려 할 수도… 다양한 시나리오 대비해둬야
정치권 단합·국론 수렴 위해 대통령, 야당 만나 '안보의 협치'를… 야당은 안보를 정파적 이용 말아야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前 외교부 장관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前 외교부 장관
 
우리 국민이 총선 결과에 몰두해 있을 때 북한은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3000~4000㎞로 괌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 발사 직후 공중 폭발했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안심할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은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보완하면서 미사일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북한이 올해 초 4차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후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래서 2016년은 상당히 위험한 해가 될 수 있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이 북한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지금 북한은 국제적으로 철저히 고립돼 있다. 3년 전 시진핑 중국 주석이 취임한 직후 북·중 관계는 아주 나빠졌다. 과거 후진타오 정부는 대북 제재에 미온적이었고 북핵 문제와 북·중 관계를 분리하면서까지 우호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금년 북 핵실험 직후 잠시 소극적이던 시진핑 정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2270호에 합의하고 3월 이후 과거보다 강도 높은 제재로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제재 효과가 높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하는 것이다. 그 경우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라도 핵과 미사일 활동의 동결로 시작하는 미·북 간 잠정 합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 대선 결과를 포함하여 모든 것이 다 잘된다면 미국의 새 행정부가 대북 정책 검토를 끝낸 후 내년 하반기부터 비핵화와 정전협정 대체 문제를 놓고 본격 협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협상의 의제 못지않게 형식도 중요하고, 한국이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또한 한·미 양국의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2018년 초 이후에 협상을 종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혹시라도 한·미 동맹에 이견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희망적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이다. 중국이 적당한 시점에서 조용히 제재 강도를 낮출 수 있다. 벌써부터 중국의 제재 효과가 약하고 국제 제재의 틈새가 많아 북한이 피해 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1분기 북·중 교역액이 작년보다 12.7% 증가했고 북한 내 환율과 물가도 안정적이라고 한다.


이러면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보다 핵무기 소형화와 장거리 미사일 기술 개발을 위해 도발을 계속할 것이다. 김정은은 7차 당 대회에서 치적을 과시해야 하는데, 국제사회에 타협적으로 나가면 주민들에게 제재에 굴복하는 약한 모습으로 비칠 것을 우려할 수 있다. 그런저런 이유로 조만간 또다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때는 대북 제재 강화의 길로 이미 전략적 선택을 한 한국·미국·중국·일본은 더욱 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면 한반도 긴장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둘째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와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이라는 북한 내부 변수도 문제다. 북한 경제의 시장화로 주민들의 물질적 기대 수준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외부 정보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해 북한 경제가 나빠지면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또한 김정은 특유의 공포정치 스타일이 지금 당장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권력 엘리트층의 균열과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럴 때 북측이 오판해서 국제사회와 타협하기보다 오히려 도발 쪽으로 상황을 몰고 갈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다시 대남 도발을 하면 철저하게 보복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특히 2010년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 국민에게 질타를 받은 군 당국은 북한이 도발하면 원점 타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여 실제로 그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한반도는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지난주 총선으로 여소야대의 새 국면이 시작됐다. 북은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 가능성 및 정치권의 혼란을 전술적으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정치권이 북한에 오판 빌미를 절대 주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은 만약에 대비하여 안보 지휘 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권 단합과 국론 수렴을 위해 야당 대표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안보의 협치'를 해야 한다. 대신 야당 대표들은 안보를 정파 이익을 위해 활용하지 않는다는 '신사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다. 비상시국을 극복하고 장차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정치권과 국민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원문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20/20160420036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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